제발 ‘된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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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풍지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604회 작성일 22-09-08 11:31본문
생각된다, 확인된다, 판단된다, 예상된다….
이런 ‘된다’는 말을 참 많이 쓰는 이상한 세상입니다. 다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말에 없던 말이기 때문입니다. 본디 우리말에는 피동 표현은 있어도 수동 표현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때렸다와 맞았다, 잡았다와 잡혔다 같은 표현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생각한다와 생각된다, 판단한다와 판단된다는 괜찮지 않습니다. 이런 말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방 이후에는 영어의 수동태 표현을 그대로 번역해서 쓰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요즘은 교과서에서도 이런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글쓰기에도 이런 틀린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은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려 하지 않았지만 상황과 정황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 됩니다. 판단도 마찬가지. 판단은 스스로 내리는 겁니다. 자기가 판단을 해놓고선 판단된다는 이상한 말을 모두가 쓰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이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면 됩니다.
모든 언론사와 방송사가 예를 들어,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되었습니다’라는 말을 씁니다. 확인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한겨레가 취재하여 확인하는 겁니다. 예상도 마찬가지. “내일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라는 말은 우리말에 없습니다. “내일은 비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하면 됩니다.
말과 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입니다. 동그란 생각도 네모 모양 그릇에 담으면 뾰족해지는 법입니다. 이런 수동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된다’는 표현에는 내 생각을 온전히 담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언론이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행정을 비판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대부분 “○○시의 엄격한 관리 감독이 요구됩니다. ○○뉴스 ○○○이었습니다”라고 마무리를 짓습니다. 지자체에 엄격한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주체가 사라졌습니다. 스스로 말과 글에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도 사라집니다. “○○시 시민들은 ○○시청에 엄격한 관리 감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로 바꾸면 훨씬 명확하고 깔끔합니다. “공정과 정의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라는 말이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자유는 강조되어야 합니다”와 같은 말 모두 잘못된 말법입니다.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는 주체를 드러내지 않아 읽는 이가 뜻을 명확히 알 수 없고, 자유를 강조하는 주체가 누군지 알 수 없어 혼란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은 정부에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하거나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자유를 강조해야 합니다”라고 써야 그 뜻이 분명히 드러나고 비로소 듣는 이와 읽는 이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법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스며들 때 특히 위험합니다. 자아를 형성하고 스스로 생각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주체가 빠진 말과 글을 쓰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말과 우리 글을 가르치는 초등교사 중 한 사람으로 방송사의 모든 작가와 피디(PD)들, 기사를 쓰는 모든 기자, 연설문과 안내문을 작성하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제발 ‘된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http://m.hani.co.kr/arti/opinion/because/1044037.html
이런 ‘된다’는 말을 참 많이 쓰는 이상한 세상입니다. 다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말에 없던 말이기 때문입니다. 본디 우리말에는 피동 표현은 있어도 수동 표현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때렸다와 맞았다, 잡았다와 잡혔다 같은 표현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생각한다와 생각된다, 판단한다와 판단된다는 괜찮지 않습니다. 이런 말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방 이후에는 영어의 수동태 표현을 그대로 번역해서 쓰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요즘은 교과서에서도 이런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글쓰기에도 이런 틀린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은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려 하지 않았지만 상황과 정황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 됩니다. 판단도 마찬가지. 판단은 스스로 내리는 겁니다. 자기가 판단을 해놓고선 판단된다는 이상한 말을 모두가 쓰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이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면 됩니다.
모든 언론사와 방송사가 예를 들어,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되었습니다’라는 말을 씁니다. 확인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한겨레가 취재하여 확인하는 겁니다. 예상도 마찬가지. “내일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라는 말은 우리말에 없습니다. “내일은 비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하면 됩니다.
말과 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입니다. 동그란 생각도 네모 모양 그릇에 담으면 뾰족해지는 법입니다. 이런 수동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된다’는 표현에는 내 생각을 온전히 담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언론이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행정을 비판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대부분 “○○시의 엄격한 관리 감독이 요구됩니다. ○○뉴스 ○○○이었습니다”라고 마무리를 짓습니다. 지자체에 엄격한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주체가 사라졌습니다. 스스로 말과 글에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도 사라집니다. “○○시 시민들은 ○○시청에 엄격한 관리 감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로 바꾸면 훨씬 명확하고 깔끔합니다. “공정과 정의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라는 말이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자유는 강조되어야 합니다”와 같은 말 모두 잘못된 말법입니다.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는 주체를 드러내지 않아 읽는 이가 뜻을 명확히 알 수 없고, 자유를 강조하는 주체가 누군지 알 수 없어 혼란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은 정부에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하거나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자유를 강조해야 합니다”라고 써야 그 뜻이 분명히 드러나고 비로소 듣는 이와 읽는 이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법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스며들 때 특히 위험합니다. 자아를 형성하고 스스로 생각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주체가 빠진 말과 글을 쓰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말과 우리 글을 가르치는 초등교사 중 한 사람으로 방송사의 모든 작가와 피디(PD)들, 기사를 쓰는 모든 기자, 연설문과 안내문을 작성하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제발 ‘된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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