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지마 톤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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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준영(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18회 작성일 10-10-14 21:22본문
중단된 고교 신축도 재개 예정… 다큐 영화 '울지마 톤즈' 개봉도아름다운 사람이 남긴 사랑의 힘은 이렇게 퍼져가는 것일까. 의사로서의 안정된 생활 대신 전쟁과 가난,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남(南)수단의 오지 마을 톤즈에서 10년간 의료·교육 봉사활동을 하다 정작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해 지난 1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태석(1962~ 2010) 신부. 그의 뜻을 기리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되고 유지(遺志)를 이어 수단의 어린이·청소년을 돕는 사랑의 파도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
- ▲ 지난 1월 선종한 이태석 신부가 암 투병하던 시절의 모습. 이 신부를 돕던 사람들은“이 신부는 사랑과 헌신을 통해 수단과 한국에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고 서로를 이어주고 가셨다”고 말한다. /마운틴픽쳐스 제공
◆시사회장은 눈물바다
지난달 27일 이태석 신부의 수단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시사회가 열린 서울 종로3가 서울극장은 영화가 상영되는 90분 내내 눈물을 삼키는 헛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영화는 작년 가을 암 투병 중이던 이 신부가 다른 암환자들과 함께 가요 '불꽃'을 부르면서 시작한다. 머리카락이 빠져 가발을 쓴 이 신부는 환한 표정으로 "불꽃처럼 영롱한 사랑을 피우리라"고 열창하며 다른 환자들의 웃음을 유도한다. 48년, 불꽃 같았던 그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어 생전의 이 신부가 수단의 아픈 이들을 치료하고, 학교를 짓고,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남수단의 명물 브라스밴드로 키우는 과정이 소개된다. 이 신부는 어린이의 찢어진 머리 피부를 꿰매주면서 "(피부가) 까매서 실이 안 보여"라고 농담하며 스스럼없이 장난치고 어울린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이 신부의 흔적은 그가 떠난 후에도 강하게 남아있다. 한국어는 하나도 모르는 수단 어린이들 입에서 우리 동요 '산토끼'가 흘러나오고 이 신부의 선종(善終) 소식을 들은 한센병 환자들이 손가락이 떨어져 나간 손으로 성호(聖號)를 긋고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잇지 못한다. 지난 4월 KBS를 통해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극장용으로 만든 '울지마 톤즈'는 오는 9일 서울 CGV압구정, 명동, 대학로, 부산서면, 대전, 동수원 등 전국 6개 극장에서 일반 개봉된다.
◆더욱 커지는 사랑
이태석 신부의 활동을 돕기 위해 2004년 결성된 인터넷 카페로 시작해 2007년 사단법인으로 발전한 '수단어린이장학회'(이사장 이재현)는 이 신부의 선종 이후 회원이 급증했다. 올해 초까지 2300여명이던 회원은 현재 7380명에 이른다. 또 연초 700명 선이던 후원자도 2000여명으로 늘었다. 장학회는 올봄부터 소식지 '슈쿠란바바'(수단 톤즈 현지어로 '하느님 감사합니다'란 뜻)를 계간지로 발간하고 있다.
혼자서 의사, 교사, 신부, 브라스밴드 단장까지 다 맡았던 이 신부의 빈자리도 채워지고 있다. 이 신부가 소속한 살레시오회는 우경민 신부를 후임으로 톤즈에 파견했으며, 의료 봉사자 2명이 현지에 상주하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 지난달 19~30일엔 장학회 이사 오이화·장민석·안정효씨가 의약품 등 약 1만달러어치의 물품을 가지고 톤즈를 방문했다. 장민석 이사는 "막상 현장을 보니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지내셨을까' 싶을 정도였다"며 "현지 사람들은 '쫄리(현지인들이 이 신부를 부르는 호칭)'를 거의 성자처럼 여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앞으로 이 신부가 현지에서 짓다가 중단한 고교 건물을 신축하고 이 신부 선종 이후 활동이 끊어진 브라스밴드도 부활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축가, 음악 지도 봉사자, 교사 봉사자 등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엔 이 신부의 선종 1주기 추모음악회인 '희망음악회'를 열고 이 신부의 자작곡과 애창곡으로 꾸민 음반도 낸다. 또 현지 청소년들을 지도자로 키우고 싶어했던 이 신부의 유지를 이어 그들을 한국에 데려와 기술을 가르치고 성직자로 양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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