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 이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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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준영(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92회 작성일 10-11-03 06:10본문
ㅡ 가 을 밤 에 ㅡ
하늘은 저만치 눈길 멀리 서고
구름은 말없이 발길 돌려 비켜간다.
붉은 해 노여움 풀고 노을 아래 누우니
바람이 지나며 떨어뜨리는 벌레소리들
여름 풍경을 지우며 다가와
내 안에 머물던 외로움이
산그늘에 젖어서 커간다.
여광(餘光)에 녹아내리는 밤안개가
조용히 별빛을 씻는 가을밤
철새는 비행을 멈추고
찾아온 속내 끝내 감추고는
울음 한 마디 갈숲에 묻는데
사랑의 무게가 힘겨워
머그 커피 잔에 빨대를 꽃고
심지를 돋아 창가에 앉아서
용서하며 잊으려 이름들을 헹구면
가슴 반쪽을 도려낸 달이 성호를 긋는다.
이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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